문화
광산구 문화재 탐방10 - 불환정처사 임덕원의 정자
심인섭  |  huhas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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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7  21: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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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사 임덕원의 불환정

 

광주 광산구 등임동 어등산 자락 깊은 산중에 있는 정자 불환정입니다.

이렇게 깊은 산중에 정자가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는데요. 그만큼 속세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오히려 암자가 있을 법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 처사 임덕원의 불환정

 

불환정이란 이름은 송나라 대복고(戴復古)의 고시(古詩) 조대(釣臺)에서 "만사무심일조간 삼공불환비강산" (萬事無心一釣竿 三公不換比江山)에서 비롯된 것으로, "모든 일에 마음 없는 낚싯대 하나, 삼공이라도 바꿀 수 없는 이 강산" 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좀 더 쉽게 풀어보자면, "아름다운 강산은 삼공(三公)과도 바꿀 수 없다"라는 의미로 초야에 묻혀 아름다운 강산과 벗하며 사는 것이 벼슬보다 낫다는 것을 뜻합니다.

 

   
▲ 처사 임덕원의 불환정

 

여기서 삼공(三公)이란 중국에서 최고의 관직에 있으면서 천자를 보좌하던 세 벼슬로 주나라 때는 태사(太師)ㆍ태부(太傅)ㆍ태보(太保)가 있었고 진(秦)나라, 전한(前漢) 때는 승상(丞相)ㆍ태위(太尉)ㆍ어사대부(御史大夫), 또는 대사마(大司馬)ㆍ대사공(大司空)ㆍ대사도(大司徒)가 있었으며 후한(後漢), 당나라, 송나라 때는 태위(太尉)ㆍ사도(司徒)ㆍ사공(司空)이 삼공이었다는데요. 고려 시대에는 태위(太尉)ㆍ사도(司徒)ㆍ사공(司空)의 세 벼슬을 통틀어 삼공이라고 불렀으며, 삼사(三師 : 태사(太師), 태부(太傅), 태보(太保))와 함께 임금의 고문 구실을 하는 국가 최고의 명예직으로 고려 초기에 두었다가 공민왕 때에 없앴다고 합니다.

 

   
▲ 불환정 중수비

 

불환정 기념비에는 불환정에 대한 내력, 임덕원의 약력과 함께 평택 임씨 사경재 종중과 통사랑공 문중, 룡암공 문중, 안산 문중, 신당 문중 등 여러 문중의 후손들이 사천사백칠십만 원의 성금을 모아 2016년 중수했다고 쓰여있습니다.

 

   
▲ 처사 임덕원의 불환정

 

임덕원(1713~1787)은 벼슬을 멀리하고 초야에 묻혀 산 처사였는데요. 아마도 그러한 이유는 강직했던 선비 집안의 가풍을 이어받아 대쪽같은 성품을 가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임덕원은 평택 임씨 중시조로 고려 말 삼중대광 문화시중 평장사를 지낸 임언수(林彦修)의 16세 손으로, 나주 출생 금호 임형수(錦湖 林亨秀 1504~1547)와 관해 임회 (觀海 林檜 1562~1624)의 후손입니다. 임형수는 정 3품 부제학까지 오른 인물로 '양재역 벽서사건'으로 소윤 윤원형에게 대윤 윤임의 일파로 몰려 절도 안치된 뒤 사사되었으며, 임회는 송강 정철의 사위로 경기도 광주목사를 지내던 중 이괄의 난 때 평정에 나섰다가 경안역 전투에서 전사한 인물입니다.

 

   
▲ 처사 임덕원의 불환정

 

정자는 임덕원이 1771년 정면 3칸에 측면 3칸 팔작지붕으로 지었는데요. 부귀영화를 마치 헌신짝처럼 던져 버리고 산중에서 오로지 학문 연구와 자연 감상에 몰두하며 은거하자 주위에서 사람들이 '용이 엎드려 있다'라는 뜻으로 그의 호칭을 복용암(伏龍菴)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임덕원의 복룡암시 《伏龍菴詩》가 전해지고 있으며 편액으로 불환정에 걸려 있습니다.

 

   
▲ 임덕원의 시 <복룡암>

 

詩曰 <伏龍菴 詩>

 

精舍三問築 세 칸짜리 정자를 이곳에 세워서/

依然絕俗居 예전과 다름없이 속된 거처 멀리했네/

球離仍柳菊 성근 울타리 사이에 버드나무와 국화 심었고/

清案但琴書 책상이 깨끗하여 개금고와 책이 갖추어졌네/

麼口鋤蔬後 입을 오므리고 남새밭 풀을 메고/

贊眉採藥徐 눈살을 찌푸리고 야초를 케었도다/

優閒方自適 한가롭게 노닐면서 속세 생각 끊어지니

眼中知其虚 나를 아는 친구들의 눈 속이 비었도다/

 

   
▲ 처사 임덕원의 불환정

 

불환정은 다른 정자에서는 볼 수 없는 한 가운데에 방을 만들었는데요. 사방으로 문이 달려 있고 툇마루가 있어 어느 방향에서나 출입이 자유롭습니다.

건물은 후손들이 수차례 보수를 해왔으며 1903년 초가 지붕을 기와로 개량했다고 합니다.

 

   
▲ 불환정 연못

 

불환정의 이름을 가져온 고시(古詩)대로 낚싯대 드리우면 딱 좋을 연못이 있고 가운데에 섬 하나 있는데요. 섬으로 이어지는 다리는 최근 조성했나 봅니다.

 

   
▲ 불환정 연못

 

불환정을 지도에서 보면 어등산 북쪽 산자락이 황룡강을 향해 달리다 너른 들판으로 막 내려서기 전에 서남향을 보고 선 곳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주변에 민가도 없어 정자에 앉아 있으면 바람소리, 새소리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사방으로 문을 활짝 열고 앉아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자연에 동화될 것 같은데요, 시의 문외한이어도 툭 던지는 시어 하나쯤은 나올 것 같은 명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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